"트럼프, 北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 받아들일 가능성"…美 전문가 경고
빅터차,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
트럼프, '北 비핵화' 보다 美 본토 위협 감소에 집중할수도
- 노민호 기자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합의를 위해 '파격적인 양보'를 할 수 있고 이는 미국의 국익을 위태롭게 하고 동맹국들을 충격에 빠뜨리는 위험을 동반할 것이라는 미국 외교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빅터 차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9일(현지시간) 공개된 미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에 낸 '크고 대담하고, 매우 나쁜 대북 합의에 대비하라'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입각해 '북한의 비핵화'보다는 미 본토에 대한 위협을 줄이는 데 집중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미국이 비핵화 목표를 포기하고 '군비 통제'로 방향을 틀 수 있다"며 북한은 과거부터 미국으로부터 '핵 보유국' 입지를 인정받고 싶어 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차 석좌는 국무부는 여전히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고 있지만,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북한을 '핵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불렀던 사례를 지적하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입장에선 이런 언급이 미국과의 협상에 나설 명분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핵 물질 생산 등을 중단시키는 데 집중하고 중동에 핵 기술을 이전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합의를 통해 한국, 일본과 달리 미국엔 큰 위협 요인이 아닌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용인하는 등 "전통적인 개념의 비핵화 목표 달성을 위한 협상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상했다.
차 석좌는 북미 협상이 개시되면 김 총비서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예전부터 주한미군 주둔에 회의적이었다"라며 "미국이 75년간 한반도 분쟁에 얽혀 있는 것을 종식시키고 군대를 본국으로 철수하거나 다른 곳에 배치해 '한반도 평화'를 선언하는 것이 그에게는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주한미군을 대만 방어, 대중 견제에 집중시키는 미 국방부의 계획과 일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 석좌는 이러한 '위험한 선택'이 우크라이나와 아시아에서의 두 개의 전쟁을 끝내고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에겐 '매력적인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ntiger@aacca.pw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