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또 낮췄지만…7월 DSR 강화 앞두고 '대출 옥죄기' 계속된다
한은 기준금리 2.75%→2.50% 인하…대출금리 반영 시기는 미뤄질 듯
당국, 대출 막차 수요 고민…심상찮은 가계대출 증가세 총력 관리 예고
- 김재현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2.50%로 0.25%포인트(p) 내렸지만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준금리 인하로 그간 요지부동이던 대출금리도 서서히 낮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반영 시기는 더딜 전망이다. 특히 오는 7월 3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몰릴 수 있는 만큼 금융당국의 대출 관리와 은행권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금융소비자 입장에서는 호재와 악재가 공존하는 가운데 막차 시점인 6월이 가계대출 관리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은 금통위는 29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내린 2.50%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3.50%였던 기준금리는 7개월간 네 차례 인하돼 이번까지 1.00%p 떨어졌다.
국내외 악재가 영향을 줬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내수 부진으로 전 분기 대비 역성장했다. 수출도 미국발 관세전쟁 영향으로 불안한 상황이다. 이번 결정은 기준금리를 낮춰 경기 부양 마중물로 삼겠다는 취지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낮아진다. 시장금리가 하락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도 줄어들기 때문이다.
지난 2월 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때도 반영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주요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신규 취급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는 4.05%다. 전월 평균 4.304%에서 0.254%p 하락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은행권의 대출금리 반영시기는 다소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들썩이는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서다.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27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747조 2423억 원으로 전월 말(743조 848억 원) 대비 4조 1575억 원 늘며 올해 들어 최대 증가 폭이 점쳐진다.
오는 7월 대출 한도를 줄이는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두고 미리 돈을 빌리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현재 은행권 비대면 주담대를 받으려는 금융소비자들의 '오픈런'까지 벌어지는 상황이다. 토지거래허가제 일시 해제에 따른 대출 증가 여파도 있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력 관리를 예고한 상황이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금융사의 월별·분기별 가계대출 관리 목표 준수 여부 등을 철저하게 모니터링해 필요시 즉각적인 조처를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이날 한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토지거래허가제 영향, IPO 청약 등으로 일시 증가한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면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대비할 것"이라고 했다.
은행권도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일부 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최근 주담대 금리와 가계대출 가산금리를 인상했다. 대출 일일 신청 건수도 제한하고 있다. 당분간 이런 '대출 죄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변수는 있다.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감과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전 막차 시점이 겹친 시기라는 점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하는 금융소비자들이 적지 않은 상황"이라며 "특히 그 시점인 6월에는 가계대출이 급증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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