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강 기자 = 정부가 일시 중단했던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을 재개하기로 하면서 닭 수급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시장 불안, 소비자 인식 변화 등에 따른 도미노 가격 인상 우려도 커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21일 브라질산 닭고기 수입이 재개될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1일 브라질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미발생 지역을 대상으로 닭고기 수입을 제한 허용하는 수입위생조건 제·개정안을 마련해 20일까지 행정예고 중이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수급 불안을 일단락지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기면서도, 브라질 현지 가격 상승이 다시 수입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브라질산 닭을 사용하지 않는 업체들까지도 전반적인 가격 인상 흐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 중소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수급 불안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브라질산 닭 가격이 더 오를 거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며 "원자재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상황에서, 브라질산을 쓰는 일부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그게 촉매제가 돼 치킨값 전반의 인상으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산 닭은 국내산보다 가격이 절반가량 저렴하고 대부분 순살 형태로 수입돼 편의점 간편식과 중소 프랜차이즈 치킨·버거류에 널리 쓰여 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입산과 국내산의 차이를 체감한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업계 내부에서도 구조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국내산을 쓰는 브랜드'를 인식하기 시작하면, 눈치 보던 업체들도 전환을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냉동육을 해동해 사용하는 수입 닭은 기본적으로 육즙과 식감이 떨어져 소비자도 차이를 느낄 수밖에 없다"며 "이번 수입 중단 사태가 기존에 국내산임을 의식하지 않고 먹었던 소비자들이 재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도계업체 확보가 어렵고 원가가 높아 당장 전환은 쉽지 않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국내산으로 급히 바꾸려 해도 도계업체 확보가 어렵고 단가도 높아 쉽지 않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소비자 인식을 의식한 브랜드 일부가 국내산 사용으로 돌아설 경우, 다시 전체 업계로 가격 인상 흐름이 번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번 사태로 '국내산 사용'이라는 브랜드 이미지가 조명되는 기회를 얻었다. 대부분 주요 메뉴에 국내산 냉장육을 써왔고, 일부 특수 채널(휴게소, 야구장 등)에서만 수입산을 제한적으로 활용해 왔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국내산과 수입산의 식감 차이를 인식하게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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