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 경찰이 제21대 대통령 선거(대선) 사전투표 과정에서 불거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기표용지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하고 나섰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용인시수지구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투·개표 간섭 및 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선관위는 수사 의뢰서에서 "정상적인 투표 용지를 이중으로 소지하고 있던 사람을 수사해 달라"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사전투표 둘째 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7시 10분께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선거 참관인으로부터 112 신고가 접수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회송용 봉투에서 이 후보에게 기표가 된 기표 용지가 반으로 접힌 채 나왔다"는 것이었다.

당시 선거 참관인은 20대 여성 유권자 A 씨로부터 '회송용 봉투 안에 기표 용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관외 투표를 위해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받아 차례를 기다리던 중 문제의 기표 용지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그는 새 회송용 봉투를 받아 정상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문제의 기표 용지는 무효표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중앙선관위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투표소에서 혼란을 부추길 목적으로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된다"고 밝히며 수사 의뢰를 예고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242조는 투·개표를 간섭하거나 방해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현재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확인하기 위해 선관위 관계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울러 문제의 기표용지를 확보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지문 및 DNA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또 검찰과 함께 통신영장 신청·청구 여부를 검토하는 등 수사를 다각도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통신영장이 발부돼야 사건 당일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의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만 수많은 사람들이 투표하러 왔다 간 점을 고려하면 그 대상이 광범위해 특정하는 데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범죄행위가 어떻게 구성되느냐에 따라 적용 법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일단 현재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만큼 구체적인 설명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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