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뉴스1) 김기현 기자 = 'SPC삼립 시화공장 근로자 사망사고'와 관련해 수사 당국이 재차 강제 수사를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과 검찰, 고용노동부 등 3개 수사기관(수사 당국)은 최근 SPC삼립 시화공장 등을 대상으로 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4번째 강제 수사 시도다. 수사 당국은 그동안 세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잇따라 '기각' 판단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어서 구속영장 기각 사유 등 구체적인 내용을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압수수색은 특정 사건·사고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증거 수집'을 목적으로 이뤄지는 필수적 수사 절차 중 하나다.

만약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에 탄력이 붙을 가능성이 높다. 동의를 구하지 않고도 핵심 자료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또 다시 압수수색 영장이 기각될 경우에는 기존처럼 자료를 임의제출 받는 형식으로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

수사 대상자가 본인에게 유리한 자료만 선별해 수사기관에 제출하더라도 달리 도리가 없다는 의미다.

한편에서는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더라도 이미 사고가 발생한지 한달이 다 돼 가는 만큼 큰 의미는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사 당국 관계자는 "수사 초기 최대한 신속하게 증거를 확보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압수수색이 바로 그 절차"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간이 많이 흐른 상황에서 압수수색을 진행한다 해도 유의미한 자료를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19일 오전 3시께 시흥시 정왕동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 씨가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어 숨지는 사고가 났다.

경찰은 현재까지 B 씨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냉각 컨베이어 벨트 내 좁은 공간에서 직접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냉각 컨베이어 벨트가 삐걱대면 몸을 깊숙이 넣어 윤활 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는 SPC삼립 시화공장 관계자 진술도 확보한 상태다.

해당 냉각 컨베이어 벨트는 높이가 3.5ｍ 정도로 생산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뜨거운 빵을 식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냉각 컨베이어 벨트를 원활히 작동시키기 위해선 겉면에 장착된 주입구를 통해 윤활유를 넣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활유는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탑재돼 있는 자동 살포 장비를 통해 주요 구동 부위에 뿌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냉각 컨베이어 벨트 생산 연도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육안상으로도 상당히 노후한 상태라고 한다.

수사 당국은 지난달 27일 합동으로 현장 감식을 하고, 김범수 대표이사를 비롯해 시화공장 공장장 등 관계자 7명을 입건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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