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극 의혹' 부른 '이재명 기표용지'…경찰 "실수·착오 해프닝" 결론
- 김기현 기자

(용인=뉴스1) 김기현 기자 = 제21대 대통령 선거 당시 회송용 봉투에서 발견된 기표 용지는 투표사무원 실수와 유권자 착오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 용인서부경찰서는 조만간 해당 사건을 '범죄 혐의없음'으로 종결 처리할 예정이라고 18일 밝혔다.
앞서 대선 사전투표 마지막 날인 지난달 30일 오전 7시 10분께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는 선거 참관인으로부터 112 신고가 접수됐다.
주요 신고 내용은 "회송용 봉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기표가 된 투표용지가 반으로 접힌 채 나왔다"는 것이었다.
당시 선거 참관인은 유권자 A 씨로부터 '회송용 봉투 안에 기표 용지가 있다'는 말을 듣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관외 투표를 위해 투표용지와 회송용 봉투를 받아 차례를 기다리던 중 문제의 기표 용지를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결국 새 회송용 봉투를 받아 정상적으로 투표를 진행했다. 문제의 기표 용지는 무효표 처리됐다.
이를 두고 중앙선관위는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투표소에서 혼란을 부추길 목적으로 일으킨 자작극으로 의심된다"고 밝혔고, 경기도선관위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현행 공직선거법 242조는 투·개표를 간섭하거나 방해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 수사 결과, 이번 사건은 투표사무원 실수와 또 다른 관외 투표자 B 씨 착오로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대선 때 관외 투표자에게는 투표용지 1매와 회송용 봉투 1개가 교부됐다. 그런데 투표사무원은 B 씨에게 회송용 봉투 2개를 건네는 실수를 범했다.
B 씨가 받은 회송용 봉투 2개 중 1개는 주소 라벨이 부착된 봉투였으며, 나머지 1개는 주소 라벨이 부착되지 않은 봉투였다.
A 씨보다 먼저 투표한 B 씨는 투표소에서 기표를 마친 후에야 자신이 회송용 봉투 2개를 받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한다.
그러고는 착오로 주소 라벨이 부착되지 않은 봉투에 기표 용지를 넣어 투표사무원에게 되돌려주고, 주소 라벨이 부착된 봉투는 빈 상태로 투표함에 넣은 것으로 전해졌다.
뒤이어 투표소에 온 A 씨는 B 씨가 투표사무원에게 반환했던 회송용 봉투를 받아 확인하는 과정에서 기표 용지를 발견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와 B 씨가 투표하는 사이에 관외 투표를 한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은 해당 사건 관련자들 진술이 대부분 일치하고, 휴대전화 통화 내역과 폐쇄회로(CC)TV 상 동선 등을 종합할 때 두 사람에게 아무런 혐의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결국 중앙선관위가 제기한 '자작극 의혹'은 아무런 실체가 없는, 허위 주장으로 밝혀진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과 협의해 사건을 신속히 종결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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