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재건을 돕는 공병과 군사 건설 인력 위주의 이번 3차 파병은 북한에 상당한 경제적·군사적 실익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 최근 격화되는 중동 정세 속에서 체제 안전 보장을 요구하려는 북한의 계산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 등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전날인 17일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를 만나 러시아에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북러는 러시아 영토에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기 위한 북한 공병 병력 1000명과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파괴된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군 건설 인력 5000명을 러시아에 파견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1만 1000명 파병 이후 올해 초 3000명 이상을 추가 파병한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번에 6000여 명을 추가로 보내기로 한 것이다.

파병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과 한국 등에서는 북한 해외 노동자 고용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같은 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북한이 추가 파병을 결정하고 이를 공개한 데에는 안보,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실익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단 북러 관계를 진정한 '혈맹 관계'로 전환하면서 군사적 협력에 더해 두 국가의 관계를 질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는 특히 현재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등 불안한 국제사회 정세 속에서 '체제 보장' 차원의 우군 확보라는 큰 이득 요인이 된다.

이번 파병은 실제 전쟁에서 싸우는 전투 병력이 대부분이었던 1~2차 때와 달리 진지 구축 기술이 있는 공병 부대가 주축이 된다는 점에서 '외화벌이' 같은 경제적 이득도 클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이 주력하고 있는 군사 기술을 받을 수도 있다. 북한은 최근 5000톤(t)급 새 구축함 '강건'호와 '최현'호를 공개하면서 해마다 2척씩 생산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군사정찰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일부 이전될 여지도 있다.

다만 이날 노동신문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주민들에게 추가 파병 소식을 알리지 않았다. 이는 내부 민심을 고려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곳에 또다시 젊은이들을 보낸다고 공표하는 데 부담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신 쿠르스크 전투에 참여한 북한군을 기리는 기념비를 세운다는 소식만 주민들에게 공개했다.

북한은 추후 3차 파병을 알리면서 파병의 정당성과 그로 인한 성과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이달 하순 예정돼 있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관련 내용을 전하며 김 총비서의 치적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이번 3차 파병은 북러 밀착 관계를 기존보다 더욱 공고히 한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혈맹관계'를 재확인, 유지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 있어 보인다"라면서 "경제적 이득은 물론 현 국제 정세 상황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외교적 전략도 포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somangchoi@aacca.p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