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된 국힘 첫 원내대표 송언석…巨與 상대 무거운 어깨
민주, 尹거부 법안 처리 예고…인사청문회도 만만치 않아
당내 계파갈등 조율 과제 …김용태 혁신안 수용 여부 관심
- 서상혁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이재명 정부에서 국민의힘을 이끌 첫 번째 원내대표로 TK 3선 송언석 의원이 선출됐다. 정권을 더불어민주당에 넘겨 준 뒤 거대여당을 상대로 한 첫 원내사령탑이다.
이번에 선출된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마주한 대내외 난제를 풀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다. 외부의 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막아내야 하고, 내부의 계파 갈등을 조율하며 당 혁신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3파전을 뚫고 원내대표에 당선됐지만 '꽃가마'는 아니라는 평가다.
당면 현안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이재명 정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다. 의석수에서 크게 밀리지만, 제1 야당으로서 유권자들에게 존재감을 보여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16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고 3선 송언석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재석 의원 106명 중 과반인 60표를 얻었다.
1963년생인 송 의원은 경북 김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TK 의원이다.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2차관을 역임한 '경제통'이다. 20대 국회에 입성해 내리 3선에 성공했다. 현재 21대에서 원내수석부대표를, 이번 국회에선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색채는 옅지만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된다.
차기 원내대표는 '골리앗'이 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난제를 떠안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지도부는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상법 개정안부터 처리할 태세다. 이밖에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중지법, 대법관 증원법을 비롯해 이전 정부에서 거부권을 행사했던 법안을 모두 오는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이 보유한 107석으로는 더불어민주당의 입법 드라이브를 막아낼 수 없다. 보수 계열인 개혁신당과 연대하더라도 국회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 저지선인 120석을 채우지 못한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등 다가올 인사청문회 정국에서도 국민의힘이 존재감을 보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범여권은 야당 협조 없이 국무총리를 인준할 수 있다.
신임 원내지도부는 이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여론전을 통해 이재명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필리버스터나 피켓 시위 같은 여론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권을 향한 메시지 공세 수위를 높이거나 국회 밖으로 나가 유권자를 만나는 식으로 대여 투쟁에 나서는 식이다.
한 국민의힘 중진 의원은 "전투를 하지 않고 야당이 정치적 역할을 할 방법은 없다"며 "여권이 내세우는 슬로건이 국민 마음에 자리잡기 전에 이슈를 선점해야 한다. 정확하게 표적을 정해 싸운다면 민심의 역풍이 반드시 불 것으로 본다"고 제언했다.
송 원내대표는 대선 뒤 점차 고조돼 온 당내 계파 갈등도 조율해야 한다. 스스로 '친윤계' 이미지에 선을 그었지만, 원내대표 선거 전부터 당내에서는 친윤계와 친한계의 대리전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송 원내대표는 당내 혁신위원회부터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속히 총의를 모을 것"이라며 "특정 계파나 정파에 편향적인 것으로 알려진 분들은 이번 인선에서 가급적 이차적으로 생각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송 원내대표 스스로 '혁신'을 강조한 만큼, 당장 있을 원내지도부 인사에서 '탕평' 기조가 반영될지도 관건이다. 이날 원내대표 토론회에서 송 원내대표는 "인사는 탕평인사, 적재적소 인사 원칙을 세우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린다"고 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5대 개혁안 실행 여부도 송 원내대표가 결정하게 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새 원내대표가 비대위 의결을 통해 5대 개혁안에 대한 당원 여론조사를 실시해 주면 결과와 상관없이 사퇴하겠다"고 압박했다.
송 원내대표는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 대체로 취지는 공감하는 입장이나,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대해선 부정적이다.
김용태 위원장의 임기는 예정대로 추가 연장 없이 이달 말 종료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 경우에도 김 위원장을 어떤 방식으로 끌어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자칫 국민의힘이 "당내 혁신 움직임을 억압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서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 역시 송 원내대표 손에 달려있다. 김용태 위원장이 8월 말~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필요성을 밝혔으나, 당내 다수 의원들은 그보다 빠른 7월 말 개최를 요구하고 있다. 몇몇 인사들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연장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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