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전대 앞두고 몸 푸는 국힘 당권 주자들…대선 경선 리턴매치 되나
김문수 측근 40여명과 오찬…한동훈, 김종인·외곽조직 접촉
안철수, 민심투어 돌입… 김용태·김재섭 30대 젊은 피 주목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국민의힘이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당권 주자들도 하나둘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부분 공식 언급은 삼가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발걸음이 분주해지는 분위기다.
21일 야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출 이후이자 9월 정기국회 이전인 이르면 8월 중순쯤 전당대회 개최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군으로는 대선 경선에 참여한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 안철수 의원 등이 거론된다.
차기 당대표에게는 정당 체질 개선과 특검 정국에 대응할 전략, 188석 범여권에 맞설 유연한 정무 감각까지 복합적인 과제가 주어지는 만큼 출마를 저울질하는 당권 주자들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전날(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한 식당에서 조배숙 의원과 신경식 전 헌정회장, 김선동·송광호 전 의원, 대선 캠프 관계자 등 40여 명과 비공식 오찬 회동을 가졌다. 이를 두고 당권 도전을 위한 밑 작업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김 전 장관은 대선 이후에도 선거대책위원회와 캠프 해단식에 참석하며 당을 향한 쓴소리를 쏟아내는 등 존재감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이날 회동에서도 일부 참석자들은 '당을 위해 멍에를 져달라'며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김 전 장관은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 "전혀 생각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한 야권 관계자는 "지금 나서지 않으면 정치권에서 잊힐 수 있다"며며 "김 전 장관은 99%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대표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원 가입을 독려하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접촉, 친윤(윤석열)계 외곽 조직 새로운미래를준비하는모임의 이영수 회장과 만남 등 물밑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친한(한동훈)계 내부에서는 이번에는 출마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기류가 6대 4 정도로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패배할 경우 당대표로서 책임을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한 판단이다.
당장 당내 다수 의원들이 내란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어떤 입장을 취하든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4선 중진인 안철수 의원도 시동을 거는 모습이다. 지난 18일 대구 서문시장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지지자들을 만나는 '민심 투어'에 나섰다. 19일에는 "현장의 목소리를 더 가까이서 듣겠다"며 8명으로 구성된 특보단을 출범시켰다. 향후 부산과 대전 등도 순차적으로 방문할 예정이다.
안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는 등 당 주류와는 거리를 둬왔다. 하지만 대선 국면에서는 김 전 장관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며 구주류의 신뢰를 얻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따라 김 전 장관과 한 전 대표 모두를 꺼려하는 구주류가 안 의원에게 전략적으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야권 일각에서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재섭 의원 등 30대 젊은 피를 당의 새로운 얼굴로 내세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친윤·친한 계파 구도에서 자유롭고,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민심·당심과도 결이 맞는다는 평가다.
김 위원장은 구주류와 각을 세우며 연일 강도 높은 개혁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날(21일) 제주를 시작으로 인천, 울산, 대전, 세종 등 전국 순회 일정에 돌입했다.
여기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사석과 방송에서 김 위원장의 전당대회 출마를 권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거취를 둘러싼 관심도 커지고 있다.
김재섭 의원 역시 당내 쇄신론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22대 총선 당시 서울 강북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환하며 잠재력을 입증한 바 있다. 야권 관계자는 "2021년 보수정당 사상 처음으로 30대 0선 당대표가 탄생했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처럼 이번에도 파격적인 인사로 쇄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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