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분할은 이미 시작…정부 조직 개편·장관 인선 '신중모드'
대통령실 "국무총리 인청 빨리 마무리…장관 인선은 나중"
국정기획위 이번주 출범…기재부 예산 분리, 금융 정책 일원화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대통령실 진용을 속도감 있게 갖춰가는 한편 내각 인선은 차분한 분위기에서 준비하는 모습이다. 국무총리 임명 전부터 내각 인사를 서두르는 것보다는 전 정부 국무위원을 중심으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편성 등 민생 현안부터 해결하자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 분할 등 정부 조직개편 역시 내각 인선과 맞물려 있고 국회 법안처리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숙고 과정을 거쳐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9일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이 마무리된 후 본격적인 내각 구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출범해 내각 구성에 시간이 촉박하지만 미리 국무위원을 내정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전날(8일) "내각 인선은 국무총리 청문회를 거치면서 차근차근 해야 하기 때문에 우선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까지 기다려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국무위원 내정자는) 늦지 않은 시간 안에 발표는 할 텐데 일단 지금 청문회를 앞둔 국무총리 건이 우선적"이라고 밝혔다. 국무위원 인사 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를 임명한 후 내각 인선을 순차적으로 진행하겠다는 취지다.
이 대통령이 '선(先) 국무총리 임명' 방침을 정하면서 일각에선 차관급 인사를 먼저 단행하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당장은 국정이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대통령실 인선이 시급하다"며 "그다음이 국무총리인데 일단 총리 인사청문회를 빨리 마무리 하는 것이 급한 일이다. 장관 인선은 나중에 해도 된다"고 말했다.
국무총리 임명 후 내각 인선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이 대통령은 국정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이재명 정부'의 밑그림을 그릴 예정이다.
측근인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정기획위는 이번 주 중 공식 출범한다.
국정기획위는 이 대통령이 구상해 온 정부 조직 개편안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대통령은 기획재정부의 예산 기능 분리와 함께 기재부와 금융위원회에 나뉘어 있는 금융 정책 기능도 정비할 것을 예고한 바 있다.
이미 기재부의 예산 분리 작업은 시작됐다는 평가다. 대통령실에 예산을 담당하는 수석급 직책인 재정기획보좌관이 신설됐다. 해당 직책에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 온 류덕현 중앙대 교수가 임명됐다.
기재부의 예산 기능을 어디에 둘지는 미정이지만 대통령실이 재정 정책을 주도할 거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금융 관련 정책의 일원화도 정부 조직 개편에 담길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에 "금융의 경우 국내 금융 정책 부문은 금융위로 가 있고, 해외금융 부문은 기재부가 하는데 금융위는 감독 업무도 하고 정책 업무도 하고 뒤섞여 있다"며 "분리하고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정책 기능을 기재부로 이관하고 대신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의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안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위의 금융부 격상 방안도 나온다.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기후에너지 기능을 합쳐 기후에너지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유력하다. 기후에너지부 신설은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초대 장관에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 검토되고 있다.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하는 안도 국정기획위 내에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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