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농담에 남아공 대통령 빵 터져…룰라 대통령과는 눈물 글썽
정상외교 데뷔 격 없는 소통 눈길…브라질 대통령 "사진보다 영하다"
인도 총리와는 성장과정 공유…유엔 사무총장 "민주주의 회복 대단"
- 한재준 기자, 한병찬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한병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취임 후 첫 '정상외교'를 마치고 19일 귀국했다. 이번 G7 정상회의 기간 이 대통령은 9개국(유럽연합 포함)과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각국 정상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는 장면들이 회자하고 있다.
소년공으로 시작해 대한민국 정상에 오른 이 대통령은 자신과 비슷한 삶을 살아온 해외 정상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모습도 보였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회담에서 서로 환한 웃음을 지으며 대화하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양 정상이) 정치적 이력도 비슷하고,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여러 가지 핍박 받던 상황에서 정치를 시작했던 공감대가 있었다"며 "두 분이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 재미있게 대화를 나눴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대통령이 건넨 농담에 라마포사 대통령이 큰 웃음을 짓는 장면도 포착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라마포사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한 것을 언론에서 봤다고 하니 라마포사 대통령이 빵 터지면서 재미있게 당시 분위기를 전달해 주는 상황이 연출됐다"고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 농부 집단 살해' 의혹을 제기하면서 난처한 상황에 처한 바 있다.
이 대통령 특유의 유머 섞인 대화에 각국 정상과의 회담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한다.
브라질과의 정상회담에서 이시나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브로슈어의 이 대통령 사진을 보고 "사진이 좀 더 나이 들어보인다. 실제로 보니 영거(younger, 나이가 적은)하다. 사진을 바꾸라"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양 정상은 회담 도중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노동자였던 두 정상이 서로의 애환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다. 이 대통령이 19살 때 프레스기에 팔이 눌리는 부상을 입었다. 룰라 대통령도 17살 때 프레스기에 손가락을 잘린 부상을 입었다.
이외에 호주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가 '대통령은 바뀌었는데 통역관은 그대로'라는 농담을 건네면서 장내가 웃음바다가 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회담에서는 비슷한 성장 과정을 공유했다고 한다.
해외 정상들은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회복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은 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민주주의 회복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정말 감명받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9월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극복한 경험을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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