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이재명 대통령 당선으로 3년 만에 정권교체가 이뤄졌다. 국정 철학이 다른 정부가 들어서게 되면 전임 정부의 정책은 계승보다는 폐지 수순을 밟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만큼은 현상 유지에 무게가 쏠린다. 이는 과거 문재인 정부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공급 확대'를 핵심 키워드로 삼았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공급 확대를 통한 시장 안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공약집에는 "초고가 아파트 가격 상승 억제 중심에서 중산층·저소득층을 위한 주택 공급 중심의 주거 정책에 집중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주택공급 신속인허가 제도 도입과 도시분쟁조정위원회의 심사대상에 공사비분쟁 조정 포함 등의 방법이 공약으로 제시했다.

재개발·재건축 절차 및 용적률·건폐율 완화도 약속하며, 도심 내 주택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과 큰 틀에서 유사하지만, 이익 환수 원칙에 따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유지할 방침이다.

세제 부문도 현상 유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세금 정책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추가적인 완화는 하지 않겠지만, 별도의 규제도 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는 앞서 실패한 문재인 정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당시 문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징벌적인 조세정책을 펼쳤지만, 오히려 풍선효과 등으로 인해 집값이 불안조짐을 보이는 현상만 나타났다.

반면 임대차 2법(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의 폐지나 대폭 개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전임 정부는 임대료 인상률 제한이 전셋값 급등을 초래했다고 보며 손질을 검토했지만, 민주당 내에서는 세입자 권리 강화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강하다.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 역시 불확실하다. 문재인 정부가 시세 90%까지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추진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폐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재명 정부는 징벌적 과세는 하지 않지만 완화도 없다는 입장으로, 폐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임대차법 개정은 필요하지만 정치적 현실 때문에 쉽지 않다"면서도 "세제는 강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부자 감세도 없다는 게 현 정부의 기조"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 폐지도 가능성이 작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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