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아파트 3주 연속 상승폭 축소…천도론 기대감 '주춤'
저가 매물 소진·거래 급감…일부 단지선 하락 거래도 발생
'행정수도 완성' 공약 남았지만 실현 시기 불확실성 커
- 김동규 기자
(서울=뉴스1) 김동규 기자 = 세종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3주 연속 둔화하면서, 상승을 이끌던 '천도론'의 영향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새 정부가 '행정수도 완성'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향후 다시 상승 동력을 얻을 가능성도 있다.
7일 한국부동산원의 6월 1주(2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직전 주 대비 0.07% 오르며 8주 연속 상승을 이어갔다. 하지만 상승폭은 5월 3주부터 3주 연속 축소되고 있다.
세종 아파트 가격은 5월 2주에 0.48% 상승한 뒤, 5월 3주 0.3%, 5월 4주 0.1%, 6월 1주 0.07%로 점차 오름폭이 줄었다. 이는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던 4월 4주(0.49%)의 7분의 1 수준이다. 거래량도 감소세다. 4월 1406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5월(5일 기준)에는 477건으로 66% 급감했다.
일부 단지에서는 하락 거래도 나타났다. 아파트 종합 정보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나릿재2단지 리더스포레 전용 84㎡(47층)는 4월 28일 12억 8000만 원의 최고가로 거래됐지만, 같은 층 같은 면적이 이달 3일 11억 원에 손바뀜되며 한 달여 만에 1억 8000만 원 하락했다.
새뜸11단지 더샵힐스테이에서는 전용 84㎡(3층)도 이달 1일 7억 9500만 원에 거래되며, 4월 27일 같은 평형(12층) 매물의 거래가(9억 3000만 원)와 비교하면 1억 3500만 원이 떨어졌다.
이처럼 최근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줄고, 일부 단지의 하락거래가 발생하는 이유로는 힘빠진 천도론이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선거 운동 막판에 청와대 복귀 이후 임기 내 대통령실을 옮기겠다고 밝히면서도 정확한 이전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국회 완전 이전도 공약에 들어 있었지만 이전 시점을 명시하지 않아 당장의 정책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세종 아파트의 저가 매물이 4월까지 대부분 소진됐고, 최고점 대비 80~90%의 회복된 상황에서 실수요를 제외한 매수세는 주춤한 상태라고 진단한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세종 아파트는 바닥을 찍고 많이 회복된 상황이라 추가 매수를 망설이는 분위기"라며 "정책 이행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매수가 망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거주와 투자의 2가지 목적을 모두 가진 사람들이 아니면 투자목적으로만 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워 관망세로 돌아선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4월 중순까지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태서 개발 이슈까지 맞물리며 상승세가 뚜렷했다"며 "이후 저가 매물이 빠르게 소진되고 가격도 오르면서 추가 매수 관련 동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통령실과 국회의 완전 이전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나올 경우 세종 아파트 가격은 다시 한번 상승 동력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김효선 위원은 "이전 시점, 부분 혹은 완전 이전 등이 결정되는 등 구체적인 계획이 등장하면 시장은 다시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고, 김은선 랩장도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개발이 속도를 내면 추가로 상승폭을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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