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을 "강경한 사랑도 사랑"이라고 비유했다. 또 EU와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이의 관계 강화도 촉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칼라스 대표는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22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방위비 증액 촉구를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한 사랑"이라고 부른 것에 대해 "그것은 여전히 사랑"이라며 "사랑이 없는 것보다는 낫다"고 농담조로 말했다.

그는 "유럽에는 다양한 국가들이 있으며, 일부 국가들은 오래전부터 국방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칼라스 대표는 또 "내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유럽의 안보와 태평양의 안보가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북한군이 활동하고 있고 중국이 러시아에 군사 장비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 국방장관의 연설에는 중국에 대한 매우 강력한 메시지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시 말해 중국을 걱정한다면 러시아도 걱정해야 한다"며 EU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국방 분야를 포함하는 "상호 이익에 부합하는 파트너십"을 구축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칼라스 대표는 "EU는 노선을 바꾸고 강력한 국방으로 뒷받침되는 평화 프로젝트로서 우리 자신의 패러다임을 재구상했다"며 "우리는 빠르게 글로벌 안보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자평했다.

앞서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유럽의 동맹국들이 자신의 안보를 더 많이 책임지고 국방에 투자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 덕분"이라고 치켜세웠다. 또 방위비 증액을 서두르고 있는 유럽이 아시아 동맹국들의 모범이라며 아시아 동맹국에도 방위비 증액을 압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미국은 중국과 충돌을 원하지 않지만, 중국은 인도·태평양 지역을 통제하고 지배하기를 원한다"며 중국의 위협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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