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셰르원전 타격 발표는 착오"…러 설계사 "체르노빌급 재앙"
주변국들, 걸프해역 방사능 유출 가능성 극도 우려…"모든 생명 사라질 것"
-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박우영 기자 = 이스라엘군이 "실수였다"며 이란 부셰르(Bushehr) 핵시설을 공격했다는 앞선 발표를 철회했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는 앞서 이날 군 대변인이 부셰르를 타격했다고 밝힌 것이 실수라며 나탄즈, 이스파한, 아라크 핵시설에 대한 타격만 공식적으로 확인해 줄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부셰르 타격 여부에 대해서는 부인도, 확인도 할 수 없다며 애매한 입장을 취했다.
한 이란 외교관은 부셰르를 타격했다는 이스라엘 발표를 "심리전"이라고 일축하며 부셰르가 타격받지 않았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부셰르 원전은 이란 남부 걸프 연안에 위치한 이란의 유일한 상업용 원자력 발전소로, 러시아산 연료를 사용하며 사용 후 연료는 러시아로 반환해 핵확산 위험을 줄이고 있다. 설계·건설도 러시아가 맡았다.
부셰르 원전 타격에 따른 대기·수질 오염 가능성은 오래 전부터 인근 걸프 국가들이 이란이 분쟁에 휘말릴 때마다 가장 우려해온 사안 가운데 하나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지난 3월 이란 핵시설들에 대한 공격이 "걸프 해역의 물을 완전히 오염시켜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의 생명을 위협할 것"이라며 "공격이 이뤄질 경우 걸프의 생명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 물도, 물고기도,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러시아 주이란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부셰르 원전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어떠한 보안 위협도 감지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날 현장에 있는 자국 기술자들의 안전 보장을 이스라엘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현장에는 200명 이상의 러시아 전문가가 있으며, 이들의 안전이 보장되도록 이스라엘 지도부와 합의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원자력공사(로사톰)의 알렉세이 리하초프 사장은 이날 "부셰르 원전의 1호기 운영부가 공격을 받을 경우, 체르노빌에 견줄만한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며 "부셰르에 대한 공격은 악(惡) 그 이상의 행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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