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이스라엘이 '일어서는 사자'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장기간에 걸쳐 광범위하고 정교한 첩보전을 전개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복수의 정보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 공습의 정밀성과 규모에 큰 충격에 빠졌다. 공격 첫날인 13일 전체 방공 시스템은 요격 기회를 얻지 못한 채 바로 파괴됐고 다수의 미사일 발사 기지도 제거됐다.

심지어 이란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다수가 동시에 암살됐다. 이란 최정예 부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산하 파르스통신은 이스라엘이 이란군 수뇌부와 핵 과학자 암살에 휴대전화 추적을 활용했다고 판단했다.

한 전직 이스라엘 관리는 "수백만 달러와 수년간 노력의 결과"라며 "인적 자원과 오픈소스 정보, 자금 등 가진 모든 걸 투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상업용 위성과 해킹된 전화, 현지 잠입 요원, 드론 조립용 비밀 창고, 일상 차량에 탑재된 소형 무기 시스템 등을 활용해 작전을 준비했다고 FT는 전했다.

심지어 민간인도 동원됐다.

지난해 유럽에서 근무하던 이스라엘 통신사 임원은 텔아비브에 있는 오랜 친구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친구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소셜미디어 데이터로 위장해 전송할 수 있는 휴대전화를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냐"고 제안했다.

이 임원은 자신이 만든 소프트웨어가 실제로 이란에 사용됐는지 언급을 피했지만, "전 세계에서 수백명이 동시에 해당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비슷한 시기에 이스라엘 의료 스타트업에서 일하고 있는 군인 출신은 '9900부대'로부터 "연료를 적재한 트럭의 위성 이미지를 분석해 일반 휘발유를 실은 트럭과 미사일 추진연료를 실은 트럭을 구분할 수 있는 위성사진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고 물었다. 9900부대는 드론과 인공위성으로 확보한 방대한 데이터에서 군사정보를 찾아내는 곳이다.

전방위 정보전으로 이스라엘은 이미 3월에 타깃 목록을 만들었고, 공격이 임박했을 땐 주요 타격 지점을 식별했다고 FT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한 전직 미국 국방부 관계자는 FT에 "정보 측면에서 보자면, 이번 작전은 현대전에서 볼 수 있는 가장 인상적인 성과 중 하나"라며 "전례 없는 수준의 정보 지배와 침투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kmkim@aacca.p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