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피해 이스라엘 왔는데"…항암 받던 7세 소녀, 이란 공습에 사망
희소암 치료 위해 이스라엘 왔다가 공습으로 가족들과 숨져
-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을 피해 이스라엘에 항암 치료를 받으러 온 7세 소녀와 가족들이 이란 공습으로 사망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20일(현지시간) 영국 텔레그레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희소 암 치료 중이던 우크라이나 소녀 나스티야 부리크가 지난 14일 이란의 미사일 공습으로 사망했다.
나스티야를 돌보던 어머니, 할머니, 두 오빠 모두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고 아파트에서 숨졌다.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입대한 아버지만 우크라이나에서 홀로 살아남아 있다.
나스티야는 2022년 우크라이나 오데사에서 혈액과 골수를 공격하는 희소 암의 일종인 림프모구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우크라이나에서 치료를 진행하며 상태가 호전됐지만 병이 재발했다.
가족들은 보다 전문적인 치료법을 찾기 위해 자선 단체 도움으로 연초 이스라엘에 들어왔고, 골수 이식을 받으며 새로운 희망을 품었다.
언제 러시아군 미사일이 쏟아질지 모르는 오데사보다 이스라엘이 훨씬 안전할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나스티야의 어머니는 생전 소셜 미디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계속 숨을 쉬는 것,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며 딸을 반드시 치료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스라엘마저 안전한 피난처가 되지 못했다.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이란이 보복 공격에 나섰고 나스티야 가족의 꿈은 영원히 산산조각났다.
이스라엘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관은 "이란 미사일이 14일 이스라엘 바트얌의 주거용 건물을 명중해 미성년자 3명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5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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