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구경진 기자 = 일렬로 나란히 계류된 폭격기들은 불길에 휩싸였고, 공군기지 일대는 치솟는 검은 연기로 뒤덮였습니다.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러시아 공군기지를 겨냥한 대대적인 드론 공격을 수행했습니다. 이번 공격은 ‘스파이더웹(Spiderweb)’이라는 작전명 아래 장장 1년 반에 걸쳐 극비리에 준비됐는데요.

우크라이나군은 총 4곳의 러시아 공군기지(벨라야, 올레냐, 댜길레보, 이반노보)를 동시에 타격했습니다. 성공적인 작전 결과로 러시아 순항미사일 탑재기 전력의 34%가 무력화됐고 약 70억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9조6천억원에 달하는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작전의 첫 단계는 나무 상자 안에 FPV 드론들을 숨기고 러시아 본토로 밀반입시키는 일이었는데요. 우크라이나 정보요원들은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의 눈을 피해 수개월간 활동하며, 이 상자들을 트럭에 실어 공군기지 인근에 은밀히 배치했습니다. 작전 직전 모든 요원은 러시아를 안전하게 빠져나왔습니다.

공격 시점이 되자 상자의 지붕이 원격으로 열렸고, 총 117기의 드론들이 이륙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선 지상에 계류 중이던 폭격기들을 향해 일제히 날아갔는데요.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작전에는 인공지능(AI)을 탑재한 드론이 사용됐습니다. 항공박물관에 전시된 Tu-95 등의 3D 스캔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고 이를 통해 해당 기종의 구조적 특징과 취약 부위를 드론이 자동으로 인식해 정밀 타격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공격으로 러시아 군용기 41대가 파괴되거나 손상됐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스파이더웹 작전은 3년간의 전쟁 중 가장 큰 피해를 입힌 드론 공격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요. 로이터 역시 러시아 측에 상당한 전략적 손실을 안겨준 사례로 평가했습니다.

파괴된 군용기에는 조기경보통제기 A-50, 전략폭격기 Tu-95, 초음속중폭격기 Tu-22M 등이 포함됐습니다. 특히 Tu-95는 구소련 시절 개발돼 핵폭탄 탑재용으로 설계됐죠. 현재는 순항미사일 플랫폼으로 개조돼 Kh-55, Kh-101 등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최대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전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바실 말류크 보안국 국장이 직접 지휘했는데요. 이번 작전에 대해 젤렌스키는 “완전히 훌륭한 결과”라며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어 “이 모든 결과는 우크라이나 스스로의 힘으로 이뤄낸 것이다”라며 “우리 역사상 가장 장거리 작전으로 역사책에 기록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공격을 받은 벨라야 공군기지는 전선으로부터 4,300km 이상 떨어진 곳인데요. 우크라이나가 현재 보유한 장거리 드론이나 탄도미사일로는 도달 불가능한 거리죠.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이 지역에 드론 공습을 감행한 것은 이번이 최초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대대적인 작전은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리는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을 앞두고 단행됐습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이번 공격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에 알리지 않았으며, 미 정부 고위 관계자 역시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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