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김예원 기자 = 6월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육·해·공 3군 체제인 군 조직을 '통합군'으로 개편하거나 일부 조직을 합쳐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병력 감소로 인한 효율적 군 운영 및 상호운용성 강화가 가장 큰 목적이지만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군 문화, 내부의 의구심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20일 정치권과 군 당국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통합군 체제를 위한 초석으로 통합군 사관학교 설립을 대선 공약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군은 육·해·공 3군의 고유의 역할은 구분되지만, 각 군 참모총장이 아닌 통합군 총사령관이 개별 군 사령부를 대상으로 지휘권을 발휘하는 방식이다.

당 내에선 통합군 사관학교를 만들어 육·해·공 3군을 '전공'으로 분류하거나, 기존의 3군 사관학교를 유지하되 저학년 땐 각 군별 학교에서 공부하고, 고학년 땐 타 사관학교로 이동해 교차 교육을 받는 방법 등이 거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3군 통합까진 아니더라도 기존 육·해·공 3군 체제를 개편해 군사력을 증강해야 한다는 의견은 군은 물론 정치권의 관심사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출마한 홍준표 후보는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기존 육·해·공 3군 체제에 해병특전사령부, 국군 우주사령부를 더해 5군 체제로 국방력을 강화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개진했다.

방점은 정찰·정보수집 및 전자 교란 공격 등 최근 현대전을 통해 제기된 군 역량 강화 필요성에 찍혔다. 홍 후보는 "해병대와 특전사를 통합해 해병특전사령부를 만들어 북한의 특수 8군단에 대응하고 국군 우주사령부를 창설, 압도적 전자전 우위 체제를 확립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도 지난 20대 대선에서 미래 군사력의 핵심은 '기술과 장비 체계'라고 강조하며 현 육·해·공 3군 체제에서 해병대를 사실상 독립시키는 '준 4군 체제'로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후보는 "해병대 전력의 독립성을 강화해 상륙 작전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통합군 논의가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은 아니다. 공격과 방어의 경계가 불분명한 현대전에서 부대 간 유연한 전투 대응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저출생·고령화 문제로 군 병력이 감소하면서 군 조직의 효율화가 미래 과제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합군 체제 논의 본격화를 위해 한국이 참고할 사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 운영 방식이다. 평시엔 각 군이 독립적으로 작전을 수행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의 경우 지역별, 기능별로 통합사령부를 운영해 각 군이 하나의 미션에서도 통합 작전을 수행하도록 구성돼 있다. 이스라엘의 경우 총참모장(중장)이 육·해·공 3군 통합군 사령관으로서 전군의 작전 통제권을 직접 행사한다.

통합군 제도 추진은 김대중 정부, 이명박 정부 등 이념적 성향과 무관하게 꾸준히 추진해 왔다. 다만 부대 구조 개편이 가져올 각 군 고유의 작전 체계의 손상, 육·해·공 3군의 이해관계 등의 반발에 부딪혀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그러나 북한의 군 현대화 기조에 따른 전략무기 성능 및 수량의 극대화, 재래식 전력이 사라지고 첨단 전력의 비중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진 현대전 체제에서 통합군 창설 논의가 다시 절실해졌다는 지적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제기된다. 각 군이 주요 보직에 대한 이해관계를 따지는 등 '계산'을 앞세운 탓에 통합군 논의가 미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각 군이 현대전에 대비해 각 군 고유의 압도적인, 최선의 방책을 내지 못한다면, 정권 차원에서 통합군 창설 논의에 보다 추진력을 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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