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금융위원장, 美 블랙스톤 회장 만나 "K-금융 알리기"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 찾아 '韓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모색도
MSCI와 비공개 면담…“선진국 지수 편입 심사 시 정당한 평가 요청”
- 김근욱 기자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미국 뉴욕에서 세계 최대 대체투자회사 '블랙스톤'을 방문해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날 뉴욕에서 스티븐 슈워츠먼 블랙스톤 회장과 면담을 갖고 "최근 한국 내 정치적 불확실성은 헌법상 원칙과 절차에 따라 질서 있게 해소되고 있다"며 "한국 민주주의의 성숙도와 회복력을 다시 한번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한국 정부는 외환·자본시장 접근성 개선, 공매도 재개, 밸류업 프로그램 등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당부드린다"고 했다.
이에 대해 슈워츠먼 회장도 블랙스톤의 한국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또 사모펀드 시장의 발전과 한국 자산운용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위한 정책적 지원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두 사람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글로벌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한국 금융시장은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출장 중 세계 최대 바이오 벤처 생태계인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를 방문해 한국 바이오산업 투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보스턴 바이오클러스터는 1000개 이상의 바이오테크 기업, 연구소, 병원, 대학이 밀집한 지역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산업 이해도가 높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장기 모험자본을 적극 공급하며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계 벤처캐피털(VC)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최근 한국 바이오 투자 위축 상황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1~2022년 정점을 찍었던 국내 벤처투자는 글로벌 고금리 여파로 위축되고 있으며, 고위험 분야인 바이오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담회 참석자들은 "바이오산업은 불확실성과 장기 회수 구조로 인해 꾸준한 모험자본이 필요하다"며 "공공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야 민간 자금 유입도 촉진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보스턴에서는 연구개발, 임상, 상업화 등 각 단계에서 활발한 M&A를 통한 자금 회수와 재투자가 이뤄지고, 전문가 네트워크 기반의 정보 공유 시스템이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김 위원장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고위 관계자와 비공개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해 그간 한국 정부가 추진해 온 외환·자본시장 개방 정책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요청했다.
뉴욕에 위치한 한국계 금융회사 현지 점포장들과의 간담회도 열었다. 참석자들은 미국 내 상이한 금융 법규와 감독 체계로 인한 실무적 애로사항을 공유하며, 트럼프 정부 이후 변화한 영업환경에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현지에서 K-금융 수출을 위해 노력하는 금융회사들을 격려하면서 "미국 금융당국과의 소통 채널을 강화해 감독·영업 관련 불확실성 해소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ukgeun@aacca.pw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