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금준혁 기자 =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글로벌 정책 변동성 확대 등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차별화된 생산 전략과 수주 역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전략적인 리밸런싱이 대규모 수주에 나서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7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초 미국 미시간주에 위치한 제너럴모터스(GM)과 3번째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3기(공장)의 인수를 확정 지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생산 거점을 최적화하고, 기존 투자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일시적 위기를 유연하게 대처하는 리밸런싱 전략을 펼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확보한 신의 한 수라고 평가한다. 북미 지역 인프라 투자비가 급격히 증가하고 관세 정책도 강화되는 상황에서 기존 공장을 활용하면 경제적일 뿐 아니라 가동에 걸리는 기간도 크게 단축해 효율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국영전력공사 PGE가 추진하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프로젝트와 미국 델타 일렉트로닉스에 5년간 4GWh 규모의 주택용 ESS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도 계약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과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을 통한 전략적 리밸런싱이 빛을 봤다는 평가다.

브로츠와프 공장은 기존 전기차(EV) 라인을 ESS 라인으로 전환한다. 미국도 기존 건설하기로 했던 애리조나 ESS 공장 대신 미시간 공장 EV 증설 라인에 ESS 라인을 구축해 예정보다 1년 빠르게 현지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인공지능(AI)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 센터 설립 등으로 전력망용을 중심으로 ESS 수요가 많이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산 ESS 배터리 관세 이슈 등 정책적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현지 생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졌다.

유럽 또한 에너지 안보 강화 추세와 보호무역 기조 확대로 역내 생산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LG에너지솔루션의 리밸런싱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현지 생산 체계를 통해 제품의 적기 공급 역량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관세 등 정책 이슈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고객가치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존 공장 라인 활용을 통해 건설 비용 절감과 양산 기간 단축이 가능하고, 공장 가동률도 높여 고정비 부담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고객, 제품,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효율화해 단기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은 지난 주주총회에서 "현재의 위기가 지나면 진정한 승자가 가려지게 될 것"이라며 "이 시기를 펀더멘털 한 경쟁력을 높이고, 운영 효율화에 힘써 미래의 더 큰 도약을 위한 기회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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