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어린이대공원서 조선시대 말·수레 관리 시설 최초 확인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 서울 아차산장성 실체 규명 첫 고고학적 시도
- 김일창 기자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서울 광진구 서울어린이대공원에서 조선시대 사복시(司僕寺)가 말을 기르기 위해 토성을 쌓아 운영했던 시설인 '살곶이 목장성'의 흔적이 나왔다. 사복시는 조선시대 말과 수레 및 마구와 목축에 관한 일을 맡았던 관청이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서울 아차산장성의 실체 규명을 위해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구간에 대해 실시한 시굴조사에서 해당 사실을 확인했다며 22일 이같이 밝혔다. 아차산장성은 서울 광진구 아차산과 동대문구 배봉산의 능선을 따라 길게 둘러쌓은 성으로, 중랑천 일대에 형성된 들판인 살곶이벌을 둘러싸고 있다.
아차산장성은 일제강점기 일본인 학자들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지만, 이후 계속해서 실체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었고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그 성격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에 국립서울문화유산연구소는 아차산장성의 정확한 성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해 3월 지표조사를 통해 확인된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아차산장성으로 추정되는 성벽 두 곳에서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조선시대 지도와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살곶이 목장성'의 실체를 처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에 확인된 '살곶이 목장성'은 조선시대에 말과 수레 등에 관한 일을 맡아보던 사복시에서 관리하던 국영 말목장으로, 그동안 보물 '목장지도'(牧場地圖)에 수록된 그림인 '진헌마정색도'(進獻馬正色圖, 국립중앙도서관 소장)와 '사복시 살곶이 목장지도'(司僕寺箭串牧場圖, 서울시립대학교박물관 소장) 등을 통해 서울 동대문구와 중랑구, 성동구, 광진구 일대에 있다고 추정되어 왔다.
특히 '사복시 살곶이 목장지도'에는 목장의 일부 경계부에 석축 성벽이 표현되어 있지만, 정확한 위치와 축조 기법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었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목장성의 성벽은 잔존높이 약 3m, 폭 11m이며 토축부를 중심으로 일부 석축을 덧댄 구조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는 시굴조사의 성격상 유적의 전체적인 면모를 모두 밝힐 수는 없었지만, 살곶이 목장성과 서울 아차산장성의 실체를 규명하는 첫 고고학적 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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