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적 결합 찾다 끝날라…단일화 스텝 꼬이고 시험대 오른 김문수호
金, 의총 큰절에 원내대표 유임…유화 메시지 냈지만 과제 산적
친윤석열·친한동훈계, 김문수 향한 압박 이어가
- 박소은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김문수호가 시작부터 시험대에 올랐다. 국민의힘에서 '대(對)이재명' 전략으로 준비했던 단일화가 불발됐고 되레 뇌관이던 계파 갈등을 불러와서다. 계파 간 화학적 결합은 대선 승리의 주요소로 꼽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 맞설 만한 지지율 확보가 이뤄진다면 단기간에 내홍을 잡을 수 있겠으나 손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김문수 대통령 후보와 국민의힘의 고심도 깊어질 전망이다.
자칫 22일간의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당의 화학적 결합안만 찾다가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 후보를 중심으로 빠르게 체제를 갖춰나가고 있다. 이날 비공개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새 비대위원장과 사무총장 임명에 더해 대통령 선거 대책기구 구성을 완료했다.
김 후보는 전날(11일) 의원총회 개최를 요청하며 내홍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의총 시작 전 큰절을 하고 권성동 원내대표를 유임하는 등 당내 안정에 주력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유화책에도 당내 긴장은 여전한 상태다. 이재명 후보를 꺾기 위해선 '보수 빅텐트'가 필요하다는 당내 공감대가 있었는데, 국민의힘은 김 후보와 한덕수 전 후보 간 단일화 진통·불발을 겪으며 첫 구상부터 꼬인 셈이 됐다.
당장 당내 친윤(친윤석열)·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김 후보의 행보와 지지율을 지켜보며 압박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친윤계 의원들은 한 전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단일화 추진 계획이 불발되며 우선 상황을 관망하는 분위기다. 김 후보가 유의미한 지지율을 내지 못할 경우 책임론을 내세워 당권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친한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고리로 김 후보 비판 기조를 유지 중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12·3 비상계엄 사태 및 탄핵 반대와 관련한 대국민 사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와의 절연 △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즉각 단일화 약속을 내걸고 후보로 당선된 점에 대한 사과 등 김 후보에게 세 가지 요구를 촉구하며 장외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연장선상에서 중도층 포섭을 위해 윤 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며 김 후보의 입지를 좁히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 후보가 윤 전 대통령 내각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맡은 점, 국무위원들에게 12·3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에 응하지 않아 지지층을 확보한 점을 고려하면 '윤석열과 거리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서다.
한편 이날 김 후보는 대통령 선거 대책기구 주요 인사로 강명구 의원을 일정단장으로, 조지연 의원을 메시지단장으로 임명했다.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후보 시절 강 의원과 조 의원이 맡았던 역할과 동일하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뉴스1에 "어제 (김 후보가 소집한) 의총에 많은 의원들이 참석한 건 아니다. 아마 단일화 과정에서 입은 상처가 크지 않았겠나"라며 "일단 이재명 독재를 막기 위해 당이 뭉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유보적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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