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임세원 한병찬 임윤지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이준석 개혁신당 대통령 후보 단일화 무산에 이어 이 후보의 부적절한 성적 비유 논란이 더해지며 대선 판세에 파장이 일고 있다.

단일화 무산으로 보수가 막판 결집 효과를 얻지 못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동시에 아들 관련 과거 논란 재점화로 이 후보 본인도 부담을 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이준석 후보는 국회에서 가진 긴급 현안 관련 기자회견 때 취재진이 '단일화' 문제를 언급하자 질문이 채 끝나기도 전에 "단일화 안 합니다"라고 밝혔다. 전날 저녁 김문수 후보 측이 국회를 찾아 막판 단일화 시도를 한 데 대해서도 "저는 전화기가 꺼져 있어 잘 모른다"고 일축했다.

이로써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통해 얻어내려던 범보수 결집 효과는 불투명해졌다. 본투표 전 극적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사전 투표에서 행사된 표가 사표로 처리되는 만큼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후보가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를 비판하기 위해 성폭력적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해당 발언은 이재명 후보의 아들을 겨냥해 지지율 결집을 노린 것이었으나 오히려 이 후보 본인의 여성 혐오 이미지를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도 "대통령 후보자의 가족에 대한 검증은 사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공적 책임의 연장선"이라며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고 호소했으나 논란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해당 발언이 다시금 이재명 후보 아들을 둘러싼 과거 논란을 상기하면서, 민주당이 공들여 낮춰온 후보 비호감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기존 이준석 후보 지지층과 이재명 후보 지지층이 중복되지 않는 만큼, 해당 이탈표를 김문수 후보가 흡수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정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준석 후보는 굉장히 큰 타격을 받아 이준석한테 갔던 보수표가 다시 김문수로 넘어오거나 아니면 더 넘어가지 않게 만들었다"며 "민주당도 그렇지 않아도 도덕성에 문제가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이 일을 크게 부각해 중도, 여성층, 청년들의 표가 더 많이 이탈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이 사안이 오히려 이재명 후보에게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여성 유권자들의 분노가 투표율로 이어지고, 상대적으로 여성 지지율이 높은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후보의 표를 갖고갈 것이란 전망이다.

당내 선거 전략에 관여하는 한 민주당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여성 유권자들이 자극받아 투표장으로 오는 계기가 될 것 같다"며 "막판에 민주당은 성평등부 확대 등 여성 공약을 발표했고, 이준석 후보는 혐오를 표출했으니 이에 대한 판단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학계에서는 일련의 상황이 이재명 후보 지지율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입장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번 대선은 내란 세력과 내란 반대 세력의 싸움이라는 거대 프레임이 작동되고 있는데 후보도 아닌, 후보 아들의 문제가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것은 과잉 해석"이라고 평가했다.

최창렬 용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또한 "아들의 논란이 후보 본인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긴 제한적이고, 새로운 논란이 아니기 때문에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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