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억 내고도 평가 어려워"…SR, 코레일 위탁계약 재조정 추진
업무 결과 따라 페널티 부과 가능하도록 개선
계약 파기도 가정, 공용역 분할 운영 등 검토
- 황보준엽 기자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SRT 운영사 에스알(SR)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맺은 위탁 계약 개선을 본격 추진한다.
기존 운송매출 기반 통합 비용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는 내부 지적을 반영해, 실무 과업별 단가기준으로 비용 체계를 재정립하기로 했다. 또 서비스 품질 관리 기준을 계약서에 명확히 반영하는 등 관리 강화에 나설 방침이다.
16일 철도업계에 따르면 SR은 '한국철도공사 위탁 협약(계약) 개선 계획'을 마련해 조만간 코레일과 본격 협의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SR은 차량 임대와 정비, 시스템 개발, 차량 통신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코레일에 위탁하고 있다.
하지만 비용은 전체 운송매출을 기준으로 통합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SR 내부에선 업무별 실비나 성과와 무관하게 비용이 책정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SR 관계자는 "차량 정비와 공용역 업무는 운송매출로 비용 산정이 어렵다"며 "과업별 단가 산정을 도입해 현실에 맞는 비용 체계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계약서 상 서비스 품질 관리 기준을 담을 방침이다. 이를테면 업무 수행이 미흡할 경우 페널티를 부과하고 반대로 실적을 내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현재는 코레일의 업무 수행이 미흡해도 별도의 제재가 불가능한 구조다.
SR은 매년 1500억~1700억 원 상당의 위탁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이에 상응하는 평가와 관리가 미흡하다는 입장이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계약 해지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차량 정비 방안을 별도로 마련 중이다. 새로 도입 예정인 EMU-320 고속열차는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정비까지 맡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코레일에 위탁한 역무, 매표, 안내 등 공용역 서비스 업무 역시 SR이 직접 분할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SR 관계자는 "에스알이 코레일에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도 그에 맞는 평가가 없는 등 위탁협약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어 내부적으로 개선방안을 검토한 자료"라고 했다.
반면 코레일은 SR의 독립 운영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SR에서 구축 중인 정보시스템은 실시간 열차정보를 제공받기 위해 코레일의 정보시스템과 공유가 필요해 독립 운영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레일-SR 간 위수탁 협약서 상 책임 범위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며 "코레일은 경쟁사임에도 불구하고 SR의 효율적인 운영 및 서비스 향상을 위해 열차운행 업무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오송~평택 2복선화 등 철도 영업환경의 변화에 맞춰 SR과 협의체를 구성해 위수탁비 개정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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