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신초롱 기자 = 대구의 한 아파트에서 주차 문제로 이웃과 갈등을 겪은 20대 여성이 심적 고통을 호소했다.

1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부모님과 함께 사는 20대 여성 A 씨는 지난 4일 오후 12시 50분쯤 "차 좀 빼달라"라는 이웃의 전화를 받고 주차장으로 향했다.

전날 새벽 A 씨는 주차장이 꽉 차 있던 상황에 어렵게 한 자리를 찾았다. 옆 자리에는 한 차량이 주차선을 밟고 있는 상태였다. A 씨는 자신이 정중앙에 차를 대면 상대 운전자가 타기 힘들까 봐 내리기 힘들더라도 운전석 쪽으로 바짝 붙여 주차했다.

주차장에서 만난 60대 여성 B 씨는 대뜸 "몇 호 사세요?"라고 물었다. A 씨가 "그건 알려드리기 어렵다"고 하자 고성과 욕설을 내뱉기 시작했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A 씨는 휴대전화로 당시 상황을 촬영했다. A 씨가 사과를 요청하자 B 씨는 "우리 아파트에서는 이런 경우 옆자리가 비면 주차 안 하는 게 암묵적인 룰"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언성이 높아지자 A 씨는 경비원을 호출했다. 상황이 나아지지 않자 겁에 질린 A 씨는 "나를 좀 버릇없다고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 죄송하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그러자 B 씨도 따라 울기 시작했다.

B 씨는 주차장으로 내려온 자기 남편에게 "이 여자가 내가 말하는 게 꼴 보기 싫어서 차 못 빼주겠다"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

A 씨는 어떻게 해서든지 상황을 풀기 위해 경비원을 통해 대화를 시도했으나 B 씨는 받아주지 않았다. 또 "병원비를 청구하면 줄 생각이 있느냐"라고 물었고, "그럴 의향이 없다"는 A 씨의 답변을 듣고는 곧장 집으로 돌아갔다.

사건 이후 A 씨는 불안 증세를 보여 정신과에서 약을 처방받았다. A 씨는 이날 일을 아버지에게도 알렸다.

상황을 전해들은 A 씨의 아버지는 "폭언 아니냐. 법적 처리해야겠다. 진심으로 사과하지 않으면 변호사 자문해서 대응하겠다"라는 문자 메시지를 B 씨에게 보냈다.

B 씨는 전화를 걸어 "혹시 내가 왜 욕했는지 이야기 들었냐. 못 내리게 대놨다. 내가 병원 가야 하는데 아파 죽겠는데 차를 못 빼주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틀 뒤 B 씨의 남편은 "도저히 참을 수 없다. 내일부터 조치를 취할 거니까 경찰서에서 연락이 가면 조사를 받고 우리 한번 해보자"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A 씨가 "상황 설명은 다 들으셨냐"고 묻자 B 씨는 전화를 넘겨받아 "나 욕한 걸로 감방 가면 돼! 나 살날도 얼마 없어"라고 말했다. A 씨가 "왜 그렇게 말씀하시냐"고 하자 "너희 애미 애비가 자식을 그 따위로 키워서 이런 괴물이 된 거야"라고 폭언했다.

이어 "너 OO 레슨하고 다니는 것도 내가 알겠는데 OO 그 바닥 뻔한 거 알지? 너 뭐 하고 사는지 모르겠지만 너 앞으로 살기 좀 힘들 거야. 아니면 네가 나한테 와서 무릎 꿇고 사과해. 무릎 꿇고 사과하면 받아준다. 이 돌XXX야" 등 모욕적인 발언과 협박을 쏟아냈다.

또 A 씨의 아버지에게도 찾아가 밤늦게 문을 두드리는 일도 있었다. 이 일로 두려움을 느낀 A 씨의 어머니는 다른 곳으로 거처를 옮겼다.

A 씨는 B 씨를 모욕과 협박, A 씨 아버지는 협박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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